








이탈리아-프랑스의 2006 독일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베를린 월드컵경기장. 연장 후반 6분께 프랑스 대표팀의 주장 지네딘 지단(34.레알 마드리드)이 어이없는 행동으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지단은 상대 진영에 머물다 프랑스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자신을 마크했던 중앙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33.인터 밀란)와 함께 중앙으로 걸어 나오던 중 갑자기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받았다.
지단의 행위로만 보면 레드카드는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서른 넷의 베테랑 지단이 왜 그런 무모한 반칙을 했을까. 그것도 자신의 선수 생활을 끝내는 마지막 무대에서.
결국 마테라치가 원인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기자석에 마련된 모니터에서도 둘이 함께 걸어 나올 때 마테라치가 지단을 향해 무언가 계속 중얼거리는 모습이 잡혔다. 참기 힘들 만큼의 모욕적인 말로 지단의 신경을 건드렸던 것이 틀림없다.
지단의 퇴장 이후 마테라치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심한 야유가 관중석에서 터져 나왔다. 프랑스 팬은 물론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독일 관중도 이탈리아를 향한 야유에 가세했다.
레몽 도메네크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뭐라고 말해 화를 돋궜는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다만 내가 아는 건 '맨 오브 더 매치'가 안드레아 피를로가 아니라 마테라치라는 것이다. 마테라치는 동점골을 넣었고 지단까지 퇴장시켰다"며 마테라치를 우승에 도전한 프랑스와 고별 무대에 선 지단의 잔치에 재를 뿌린 원흉으로 꼽았다.
중립적인 위치의 프란츠 베켄바워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도 지단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마테라치가 틀림없이 지단의 성질을 건드리는 말을 했을 것"이라며 "지단은 정말로 조심스럽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의 전모를 잘 알고 있을 지단과 마테라치는 이에 대한 언급이 아직 없다.
지단은 경기 후 아무 말도 없었다. 마테라치는 믹스트존에서 자신의 작은 오디오에 음악만 틀어놓고 자국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까지도 거절한 채 팀 버스로 향했다. 레드카드로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접게 된 '마에스트로' 지단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연합뉴스/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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